
<베스트셀러>는 한국공포영화를 많이 봐온 사람이라면 처음에 등장하는 딸 연희의 존재에서부터 이야기적인 면으로 끝이 어느정도 유추가 되는 영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긴장감과 이야기조절로 보는 사람을 공포와 스릴러적인 면에서 재밌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연출과 감독을 모두 맡은 이정호 감독은 데뷔작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정공법적인 면으로 공포와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한편으론 너무 많이 봐온듯한 정공법인 부분이어서 깜짝 놀랄 부분이나 예측되는 공포장면 등이 쉽게 보이는 단점이기도 했다. 신선하다는 점에서는 많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나름 좋은 점수를 주고싶은 점은 각본이다. 감독이 각본까지 직접 맡았을 정도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에 들인 노력의 흔적은 역력히 보인다. '베스트셀러와 표절'. 이 부분이 영화의 시나리오적인 면에서 다른 공포영화들의 단순한 내용을 뛰어넘는 의미가 보인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야하는 창작가의 심리와 고통. 그것이 예민한 신경으로 발달하여, 가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듯한 히스테릭한 정신병적인 분위기으로까지 이어지는 과정. 그것이 영화 <베스트셀러>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이어진다. 창작이 고통이 되는 순간, 공포를 낳는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문제가 되고 있는 표절. 베스트셀러 작가 백희수(엄정화)는 4연속 베스트셀러 책을 만들어냈지만 2년 전 표절 문제로 한번에 매장당하는 위기에 처한다. 표절은 현대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다. 그런 그녀가 표절을 인정하지 못한 채, 다음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서 그 명예회복까지 노려야하는 '심적고통'은 말로 이룰 수 없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야하는 동시에 과거의 표절시비까지 없애야하는 대고통이다. 그러한 심적고통이 심해져서 딸 연희에게 '언니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는 구걸 아닌 구걸과 히스테릭한 모습까지 보여주게 되는데. 이러한 작가의 심리적 고통이, 영화의 내용적 이야기와 맞물려 또 다른 공포를 만들어낸다. 영화의 마지막, 그녀가 표절시비를 인정하자 그녀의 표정은 한껏 편해진다. 의도였든 아니였든, 표절, 그 자체의 문제는 창작가의 마지막 창작의 의욕과 명예를 지키기위한 분투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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